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요

 

 

 

 

“항상 몸이 피곤해서 진료 받으러 왔습니다.”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아침에 출근해야 되니까 밤 12시 전에는 자려고 눕는데 잠이 잘 안 와서 한참 뒤척거리다가 잠드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는 건 어떠세요?”

“알람에 깨긴 하는데 보통 너무 졸려서 꺼버리고 다시 자요. 와이프가 깨우면 그 때 일어나서 대충 밥 먹고 출근하죠.”

“그러시군요. 아침에 일어나기 많이 힘드세요?”

“눈 딱 뜨면 몸이 무겁고 찌뿌둥해서 계속 누워있고 싶어요. 왜 그런거에요 선생님? 건강검진 해보면 별 이상 없는 걸로 나오던데...”


 좋은 아침입니다. 잘 주무셨나요?

“네. 잘 잤습니다.” 라고 대답하실 분이 별로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술을 많이 마셨다거나 추석, 설 명절 때 손님을 치르고 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남들도 다 하는 만큼 일하고,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것 같지 않은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침대 밑에서 내 몸을 잡아당기고 있는 것처럼요. 심지어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낮까지 늘어지게 잤는데도 몸이 무겁고 피곤합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사시사철 바쁜 한국인들

 

 

 동의보감에 사기조신(四氣調神, 사계절의 기후에 맞게 정신을 조절한다)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조상들은 계절에 맞게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여름에 무성했던 나무가 겨울엔 가지만 남기고 다음 해 봄을 준비하듯, 추수가 끝나면 그들은 푹 쉬었습니다. 그리고 겨우내 비축한 에너지로 힘차게 봄을 맞이했습니다.

 

 현대인들이 춘곤증 때문에 힘든 이유는 겨울에도 쉬지 못하고 사계절 내내 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겨울에 일을 쉴 수는 없습니다. 다들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 세상에 혼자 자연에 순응하려고 했다간 굶어 죽기 십상입니다. 선인들의 지혜를 본받되 지금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

 

流水不汚 유수불오

 

不多運動氣力 飮食坐臥 부다운동기력 음식좌와

 

經絡不通 血脈凝滯 경락불통 혈맥응체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대개 운동을 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앉아 있거나 잠이나 자기 때문에 경락이 잘 통하지 않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 기문]

 

 

 현대인들은 운동이 너무 부족합니다. 일하는 시간은 많지만 사무직 종사자들은 주로 정신노동에 치우쳐 있습니다. 육체노동도 단순 작업의 반복인 경우가 많아 운동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쓰는 부위에 디스크, 관절염이 올 뿐입니다. 일이 끝나면 피곤하니까 운동하기는 귀찮고 맛있는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친구들 모임이나 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술을 마시며 과식하게 됩니다. 주말에는 늦잠을 자고 밥 먹고 또 자고 쇼파에 기대 앉아 TV를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전신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氣)가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 것처럼 몸은 점점 병들어 만성 피로에 시달립니다.

 

 

 

피로는 간 때문이야? 부신 때문이야!

 

 

 우리 몸에는 피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신이라는 장기가 있습니다. 부신은 양 쪽 신장 위에 모자처럼 붙어있는 내분비 기관입니다. 부신은 시시각각 나타나는 환경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기 위한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변화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스트레스 초기에는 부신이 열심히 호르몬을 분비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부신이 지쳐 호르몬을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게 되면서 피로, 무기력 등을 주증상으로 하는 부신피로 증후군이 나타납니다.

 

 정상적으로 부신호르몬은 아침에 일어날 때(보통 오전 8시)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데 부신기능이 떨어지면 여기에 차질이 생겨 아침에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혈액검사나 종합검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곤 합니다.

 

 

 

Have a Good 잠~

 

 

 부신 기능을 회복하고 아침을 기운차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자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7-8시간 수면을 취했을 때 가장 건강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만 채운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깊이 잠들지 못하거나 꿈을 많이 꾼다면 자도 잔 것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수면의 질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잠자기 1시간 전에는 TV나 스마트폰에서 멀어져야 합니다.

 

 우리 뇌는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불빛을, 아침이 밝았으니 일어나라는 신호로 인식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눈은 몸의 거울이고 귀는 몸의 창문과 같다.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흐려지고, 듣는 것이 너무 많으면 창문이 닫힌다.’고 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지친 내 눈과 귀. 밤에는 쉬게 해주세요.

 

 꿀잠을 위한 또 한 가지 팁은 낮에 햇볕을 쬐는 것입니다. 이것이 밤에 멜라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줍니다. 점심 식사 후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보다 햇볕을 쬐며 산책하는 것이 숙면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꿀잠은 부신의 기능을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아침을 상쾌하게 만들어줍니다.

 

 

 

 

Posted by 공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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