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쥐가 잘나요.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면 혈액순환이 저하되어 다리에 쥐가 잘 나게 됩니다.<양반다리를 하고 앉으면 혈액순환이 저하되어 다리에 쥐가 잘 나게 됩니다. 사진출처-양반다리를 하고 앉아계신 다산 정약용>

 

 

“아, 아아 내 다리, 나 다리에 또 쥐났어...”

식당 방석에서 일어나자마자, 저의 누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의 종아리를 연신 주물러 댑니다.

“이렇게 양반다리 오래하고 앉아 있으면 항상 이래, 가끔은 자다가도 이런다니까?”

절뚝거리면서 식당을 나가는 폼이, 월드컵 연장전을 끝내고 들어오는 축구선수들의 걸음 걸이 같았습니다.

이 ‘쥐‘라는 것이 종아리, 손, 발 다리에만 어찌 그렇게 잘 나는 것인지, 한번쯤 안 겪어본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다가 손발에 쥐가 그렇게 잘나.”는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의 단골대사입니다.

하지만 모두 가지고 있다고 예사로 넘길 수는 없는 것이 또 이 ‘쥐’입니다. 격렬한 운동 없이도 쥐가 잘 나는 분들은 분명히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혈액에 열이 생기면 근육이 뒤틀린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은 근육자체의 문제보다는, 혈액순환의 문제로 생겨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동의보감 근육(筋)편에서는 ‘전근속혈열‘(轉筋屬血熱, 근육에 쥐가 나는 것은 혈열에 속한다.)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어야 근육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 순간 우리 몸 구석구석에 깨끗한 피가 공급되어 산소와 영양분을 채워주고, 노폐물을 제거해야 근육은 정상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혈액순환이 저하되게 되면, 우리 몸 가장 멀리에 있는 팔다리에서 먼저 피가 탁해지며 근육에 쥐가 나게 됩니다.

 

 필자도 대학생 시절에 끔찍하게 쥐가 났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찜질방에 들어가 잠깐 방에 누웠는데, 어찌나 피곤했던지 팔 베게를 한 채로 그대로 잠이 들어 버린 것입니다. 얼마 뒤 반쯤 깨어나 팔을 움직이는데 ‘이것이 내 팔이 맞나?’ 싶을 정도로 쥐가 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감각도 잘 안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필이면 또 오른팔 이였습니다.

 

 “이 팔 죽으면 나도 끝나는데, 이거 어떡하나.”

 

 혼비백산 일어나서 연신 팔을 주무르며, 쥐었다 폈다 몇 번을 반복하니 서서히 감각도 돌아오고 통증도 사라지더군요.

깜깜한 찜질방 안에서 도대체 팔 베게를 한 채로 얼마나 누웠었던 건지 감도 안 왔습니다. 팔에 혈액이 돌면서 영양분과 산소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 때 치워줘야 하는데, 큰 머리에 팔이 눌려 혈액이 돌지 않으니 그대로 쥐가 나버린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무릎을 꿇은 자세나 양반다리처럼,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 자세를 오래하고 있으면 피가 돌지 못해 쥐가 나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자세를 오래해도 멀쩡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소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여지없이 쥐가 나게 됩니다.

 

 

[과격한 운동 뒤에 생기는 쥐]

‘동호인 테니스에서는 8강이 한계‘

 테니스 동호인들 사이에는 불문율과 같은 말입니다. 일반인 끼리 펼치는 테니스 대회는 보통 하루에 10경기 정도를 모두 치루게 되는데, 몸 관리가 잘 안 되어있는 동호회 회원들은 준결승인 4강전에 들어가면 여지없이 다리에 쥐가 나며 무너진다는 속사정입니다.

 

 이와 같이 단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는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서는 평소보다 몇 배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엄청난 노폐물을 배출하게 됩니다. 그런 근육을 위해 심장이 요동치며 혈액을 공급해도, 결국 공급보다 소모가 많아져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것 입니다. 이럴 때면 동의보감의 혈액이 뜨거워져 쥐가 난다는 표현이 정말 실감 납니다.

 

 

[종아리 근육이 튼튼해져야 혈액순환이 잘 된다.]

 

 예전부터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라고 했습니다. 종아리 근육 사이사이에는 혈관이 있고, 근육이 움직일 때 마다 혈관을 쭉쭉 쪼여줘서 혈액이 그 힘을 이용해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하지만 근육이 약해서 그 힘이 부족하거나, 장시간 비행기에 앉아 있는 것처럼 종아리 근육을 쓰지 않게 되면, 피가 올라가지 못하고 고이게 됩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혈관이 커지고 피부 바깥으로 꼬불꼬불해져 튀어나오게 되는데, 그 병이 바로 하지정맥류입니다.

 

 초기의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문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불편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가 있다는 것은 종아리 근육이 약해져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지정맥류를 가지고 계신 분들 중, 다리가 무겁고 쥐가 자주 나거나 발의 시려움 등을 호소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꼬불꼬불한 혈관이 종아리에 비친다면, 제 2의 심장이 약해져 있다는 증거입니다.

 

체크리스트-하지정맥류

하지 정맥류는 혈액순환이 좋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생활요법이 추천되지만, 통증과 부종이 심할 경우, 미용 상에 개선을 원하는 경우 병원에 가게 됩니다.

-종아리 바깥으로 꾸불꾸불한 파란 핏줄이 보인다.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나고, 다리가 쉽게 피곤해 진다.

-오래 서있거나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잘 때나 새벽에 종아리에서 쥐가 나고 아파 깰 때가 있다.

-다리의 통증이 있고 부종이 심하다.

[혈액순환을 강화하는 종합 처방전]

 

L자 다리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켜 줍니다.L자 다리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켜 줍니다.

 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혈액순환을 강화하고, 쥐가 자주 나는 종아리 근육을 스트레칭 시켜줘야 합니다. 지금 소개할 운동은 그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하고 심지어 다리 살과 붓기도 빠지는 효과가 있어,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운동입니다.

 

 다리와 몸의 모양이 알파벳 ‘L’자를 이루어 L자 다리 운동이라고 알려진 이 운동은, 매일 밤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하면 딱 좋습니다. 골반을 벽 쪽에 대고, 다리를 벽에 기대 90도로 세운 뒤, 발끝을 몸 쪽을 향해 살짝 구부려줍니다. 살짝만 구부려도 종아리에서 땡기는 느낌을 확실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들어주는 것 자체만으로 다리의 부종을 쏙 빼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하지정맥류를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차로는 천궁차가 제일입니다. 천궁(川芎)은 동의보감에서도 행혈(行血, 피를 움직인다.)의 명약이라고 했습니다. 끓는 물 1000ml정도에 천궁 15g을 깨끗이 씻어넣고 물이 반 정도 줄어들 때 까지 끓여 냅니다. 향이 강하니 꿀을 타드셔도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그 약기운이 강해 1달 이상 너무 길게 드시면 기(氣)를 상할 수 있어, 계속 드시려면 한의사와 상담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Posted by 우리마을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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