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침이 자꾸 말라서 괴롭다는 A모씨

물을 마셔도 갈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왜 그런 것일까요?

 

 

입에 침이 말라요

 

 “아이구, 선생님 나 목이 말라 죽겠어요!”
 “물을 좀 드시고 오시지 그러셨어요.”
 “아니이, 물마시고 괜찮으면 말을 안하지요. 물을 마셔도 돌아서면 또 침이 말라서 죽겄당께.”
 “물을 마셔도요? 그럼 입안이 텁텁하거나 끈적거리기도 하세요?”
 “응, 그렇지. 뜨뜻한 입김이 나오는 것도 같고 입냄새도 나는 거 같고...”
제가 한의사로서 진료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진찰을 한 환자이다 보니 환자의 호소증상을 단순하게 목이 말라 시원한 물한잔 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알아들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나름 오랫동안 괴로워하고 어디서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도 못들으니 답답해 하셨을 텐데 말입니다. 생각보다 이런 증상을 겪어 보신 분들을 쉽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0%로가 이 증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우리 몸에서 꽤나 다양한 역할을 하는 침의 분비가 부족하다는 것, 겪어보지 않으시면 모르실테지만 상당한 불편을 가져옵니다. 소화액의 역할이 안되니 소화도 잘 안되고 침의 살균작용이 부족하니 충치나 구내염, 잇몸질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입냄새가 나기도 하고 여러모로 괴로운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 입에 침이 마르는 증상은 왜 생기는 걸까요?

 

 

입에 침이 마르는 것은 욕심이 화를 부른 것!

消者燒也, 如火烹燒物理者也            
소(消)라는 것은 불사른다는 뜻으로 불로 삶거나 태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동의보감 소갈문]

 동의보감 에서는 사람이 욕심으로 인해 몸의 진액을 불태우기 때문에 입이 마르게 된다 하였습니다. 즉, 절제하지 못하고 과도한 성생활을 하거나 법도에 어긋나게 짜거나 기름진 음식을 과다하게 먹어 몸의 진액을 자꾸만 짜내고 깎아내니 진액의 일부로 입을 통해 나오는 침이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욕심으로 인해 심화(心火)가 생기거나 위열(胃熱), 또는 신허(腎虛)한 상태가 되어 병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심화(心火)가 있으면 답답하고 조급증이 생기고 입술과 혀가 붉으며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고 신허한 경우에는 다리가 가늘어지고 무릎이 시큰하게 아프면서 소변이 기름이 낀 것처럼 됩니다. 흥부전에서 욕심 많은 놀부가 자기 멋대로 멀쩡한 제비의 다리를 분질러 놓고는 고쳐서 이듬해 둥지를 찾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위에 나오는 증상들과 묘하게 겹쳐 보입니다. 놀부와 놀부 마누라의 입에서는 심술궂은 말을 할 때마다 끈적한 침이 쩍쩍 소리가 새어나와 듣는이의 귀를 괴롭혔을 생각을 하니 어휴, 끔찍합니다.

 

침의 분비량은 하루 1.5L!!

  소화기관의 최전방을 맡고 있는 입에서 제일 처음 분비되는 소화액, 바로 침입니다. 입에서 우물우물 나와봐야 얼마나 되나 싶으시겠지만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침의 하루 분비량은 약 1.5L정도입니다. 입에서의 소화기능, 면역기능, 내분비기능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느라 꽤나 많은 양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이 중 대부분은 음식물을 씹을 때 분비되고 수면기나 안정기에는 분비량이 줄어듭니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많은 양이 분비되어야 할 침이 안정기에 0.1ml이하로 분비된다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자각증상으로는 물을 마셔도 갈증이 있고 입안의 텁텁함이나 입냄새, 입안의 혀갈라짐 등이 나타날 때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욕심을 줄이고 절제된 생활을!

 구강건조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지나친 욕심과 무절제한 생활이 몸의 진액을 태워 발생했던 조선시대의 소갈증 외에도 현대에는 전신질환이나 약물복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이나 당뇨와 같은 전신 질환은 구강건조증보다 질환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니 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구강건조증을 일으키는 약제로 항고혈압제,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등이 있는 데요, 이런 경우 약을 가능한한 빨리 중단하는 것이 좋고 끊을 수 없는 약이라면(예를 들어 항고혈압제) 비슷한 용도의 다른 약으로 변경해보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질환이나 약제의 문제가 없다면 나머지는 생활습관의 조절을 통해 입에 침이 돌도록 하는 생활개선이면 충분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소갈(消渴)병의 세가지 금기(禁忌)라고 하여 소갈(消渴)병이 있는 사람은 음주, 과도한 성생활, 짠 음식과 밀가루, 이 세가지를 반드시 멀리 하라고 나와있습니다. 세가지 금기를 한가지로 줄여보자면 욕심(慾心)이 아닐까요.


 

 

욕심으로 없어지는 진액, 오미자로 다시 모으자

 

 오미자(五味子)는 이름 그대로 다섯가지 맛을 가진 씨앗입니다.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매운맛까지 다섯가지의 맛을 모두 느껴지는 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입니다. 사실 오미자는 신맛이 매우 강한 약재입니다. 수많은 약재들이 들어간 탕약을 먹어도 그 신맛을 느낄 수 정도니 말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신맛은 거두어들이고 모으는 즉, 수렴하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미자는 진액을 수렴하는 작용이 탁월한 약재로 예부터 여름철 뜨거운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했던 농부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고 진액을 보충해주는 중요한 약재로 쓰였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소갈을 멎게하는 데 가장 좋다.’라고 극찬하고 있을 만큼 진액 보충에는 탁월한 약재입니다. 그 신맛을 생각만해도 입에 침이 도는 느낌입니다. 오미자차로 진액을 보충하며 절제된 생활을 하신다면 입에 침이 항상 가득하게 지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Q&A
입이 자꾸 마르는 데 구강암은 아니겠지요?
 입이 마르는 증상으로 구강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강암의 경우 입이 마르는 증상이 있을 수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구강내 점막의 변성,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궤양, 통증과 함께 연하곤란 등 상당히 심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Posted by 청년한의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5.09.09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BlogIcon 임재화 2016.01.15 0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69세의 여자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 입이 몹시 마르며 목이 타들어가는것 같이 몹시 계롭습니다.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없습니다. 구강내과 이비인후과에 다녀도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선생님의 처방방법을 듣고 싶습니다.

  3. BlogIcon 박명순 2016.04.06 05: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류마티내과검사로는 침샘이상 없는거로 나왔는데 목구멍안에 말라 잠잘때 숨이 막히는 증상과 답답함 때문에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구강편평태선 진단 받은지는 2년 됐구요 55세 주부입니다 눈건조증 때문어도몇개월 고생 요즘은 많이좋아져 10프로정도 건조증 남아 있는것 같아요 유산균 하루4알복용후 변비때문에 화장실 전혀못가고 몇십년 살았는데 연관이 있는지

  4. 2017.04.21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드시나요?

가래같은 데 뱉어지지도 않고 삼켜지지도 않고 괴롭습니다.

이런 증상 매핵기라고도 하고 역류성 식도염이라고도 하는 데 왜 그런 걸까요?

 

 1. 큼큼, 켁~ 으흐흐흠! 어험. 아이고,,, 괴로워 죽겄네.

 제가 보건소에 근무할 때 항상 같은 시간에 제 진료실을 찾아 오시던 할아버지 한분이 계셨습니다. 

 ‘어흠, 큼, 흠흠’ 또 조금 있다가 ‘큼큼, 켁~ 으흐흐흠! 어험’ 하시며 어느 날부터인가 남들 눈을 찌뿌리게 만들만큼 괴로운 헛기침을 계속 하시는 거였습니다.
 “아이고,, 목에 가래인지 뭔지 씨같은 것이 꽉 끼어서는 뱉어도 안나오고 삼키려고 해봐도 안 넘어가고 괴로워 죽겠네. 어떻게 좀 해주세요.”
 “아... 많이 괴로우시죠. 요즘 뭐 안 좋은 일 있으셨어요?”
이게 한 두 번이면 몰라도 진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침을 맞고 계시는 동안에도 잠잠할 새 없이 기침을 하고 가래끓는 소리가 나니 다른 환자분들이 옆침대에 누워있기가 고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여쭈어 보니 이게 이따금씩 이런 증상이 생기는 데 약을 먹어도 그 때뿐이고 최근에는 더 심해져서 목과 가슴이 답답하시다는 겁니다. 그래서 혹시 최근에 맘 상하신 일이 있으신가 여쭈니 역시나 자식분이 사업에서 손해를 보셔서 어르신께 푸념을 하셨다 합니다. 이런 어르신들 뿐 아니라 전날 술을 과음하시고 찾아오시는 환자분들 중에도 이런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답답한 것이 목에 뭔가 걸렸나 싶으시다고요. 이렇게 목에 뭔가 끼어있는 듯한 증상 왜 이런 것일까요?

 

2. 목이 괴로운 것은 스트레스 때문?

 咽喉之病皆屬火

인후의 병은 모두 화(火)에 속한다. [동의보감 인후문]

동의보감에 보면 인후에 생기는 병은 모두 화(火)로 인해 생긴다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후는 식도를 포함하고 있는 용어입니다. 이미 조선시대에도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으로 화(火) 즉 스트레스를 분명하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증상을 매핵기(梅核氣 목에 매실의 씨앗 같은 것이 걸려있어서 괴롭다는 뜻을 가진 한방에서 말하는 증상)라고 불렀는 데 매핵기란 담화병(痰火病)이며 칠정(七情 - 기쁨, 분노, 걱정, 깊은 생각, 슬픔, 두려움, 놀람)이라고 하는 일곱가지 감정상태가 지나쳐 기가 막히게 되어 담음(痰飮)이 인후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담음(痰飮)이란 정상적인 체액이 변화된 노폐물로서 한방에서는 신체 곳곳에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입니다. 목에서 나오는 가래가 쉽게 볼 수 있는 담음의 한 형태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기의 흐름이 막히게 되면 담음이 생겨 신체 곳곳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것이 인후에서는 매핵기가 되어 매화씨나 흰 솜뭉치가 목에 걸린 것 같아서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키려해도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다면 역류성 식도염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증상은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역류성 식도염의 여러 증상들 중 하나입니다. 역류성 식도염이란 위장의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로 올라와서 식도가 손상을 받게 되는 위장질환입니다. 위산은 위장에 있을 때는 소화액을 분비시키고 살균효과를 가지지만 식도나 위점막에 직접 접촉을 하게되면 그 강한 산성으로 인해 점막세포들을 자극하거나 손상시키게 됩니다. 위 내시경을 통해 식도의 점막에 염증소견이 있는가를 통해 진단하지만 실제로는 식도의 점막은 정상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위와 같이 목에 뭔가 걸린 듯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때에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4. 뚱뚱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다면 조심!

 

 이 역류성 식도염에 관해서 스트레스와 식습관, 그리고 비만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고 성과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하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또 그로 인한 불규칙한 식습관과 폭식으로 발생하는 비만 이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최근에 밝혀진 연구결과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의 발생 비율이 남성이 여성보다 5배가 높다고 합니다. 많은 업무 스트레스와 회식문화를 상대적으로 많이 겪게 되고 음주와 폭식이 함께 하니 비만과 함께 역류성 식도염을 갖게 되는 슬픈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짠해집니다.

Q&A
운동이 해로울 수도 있다는 데?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복압을 상승시키는 운동, 즉 윗몸일으키기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운동들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복압이 상승하게 되면 횡경막을 압박하고 식도와 위를 구분해주는 조임근을 이완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달리기도 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하고 고정된 싸이클을 하는 것은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식도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닌가요?
 식도염이 있는 환자들 중 일부가 후에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바렛식도라는 합병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로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의 증상을 조절하고 완화시키려는 노력만 있다면 말입니다.

 

4.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꼭 풀어주어야 합니다.

 

 

 얼마전에 TV의 가상 결혼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정인씨는 조정치씨와 함께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장면에서 의사가 그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을 한가지로 정의 내립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생긴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방송에서 조정치씨는 정인씨가 “만약에 내가 죽는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하자 “그럴수록 결혼할 것이다. 옆에서 지킬 것”이라고 해 스트레스로 병이 생긴 정인씨의 마음을 녹여주었습니다. 아마도 정인씨의 역류성 식도염의 일부는 그 때 이미 치료되지 않았을까요.
 역류성 식도염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식생활의 조절을 통해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양약을 복용해도 위산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므로 생활습관조절을 함께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몸을 이완시키는 명상이나 스트레칭, 족욕을 하고 지나치게 차거나 뜨거운 음식,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소량으로 줄여 음식에 절제가 필요합니다.

 

 

 

 

 

 

Posted by 청년한의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신기한별 2014.03.23 2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도염에 관한 정보 잘 보고 갑니다.